2009년 11월 05일
‘이런 기부 저런 기부’, 사회를 밝히는 등불
‘이런 기부 저런 기부’, 사회를 밝히는 등불
2009년 11월 02일 (월) 14:24:30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오늘도 인천메트로 전동차를 타고 책 100여 권을 비치했다. 올 여름 기증받은 수필집 겸 시집 1만 권을 인천메트로 이용객들을 위해 직원들이 일일이 비치하는 것이다. 전동차 내부에 책을 비치할 때마다 고객들이 가져가도 되느냐, 지금 읽어봐도 되느냐며 관심을 보이면 기분이 좋다.
작은 책 한 권으로 인천메트로 이용객들이 잠시 무료한 시간에서 벗어나 독서에 빠지고 또 책이 좋다고 가져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 또한 기부자의 뜻일 것이고 우리 직원들의 바람 아닌가. 대중교통수단 지하철 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책을 돌려가며 읽고, 즐거움과 교양을 영위할 수 있는 활력소라 믿기 때문이다.
책 1만 권은 돈으로 계산하면 수천만 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그 부피는 작은 트럭 두 대분이었으며 무게 또한 만만찮았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양의 조건 없는 기부를 받은 것은 내 생애 처음이었다. 더욱이 책을 기부한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서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는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이었기에 그의 기부의지는 더 큰 고마움이었다.
올해 나이 67세인 재미동포 김동평 씨는 평소 나와 알고 지내던 철도동호회장과 함께 우리 공사를 찾아와 책을 기증할 뜻을 밝혔다. 그는 정치인도, 종교인도 아닌 평범한 삶을 살아온 사람으로 미국에서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면서 점차 한국의 동양화에 매력을 느껴 동양화가가 됐고 또한 아름다운 자연이 조금씩 파괴돼 가는 것을 기록하다가 시인 겸 수필가가 됐다.
그는 “재물로 사회에 기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몸과 마음을 다해 기부하는 사람이 있고, 또 음식으로 기부하는 사람 등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나는 모든 재산을 내 마음을 담은 책으로 만들어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이번에 한국에 와서 계약한 출판부수는 5만 권. 그 중 4만 권은 철도공사로, 나머지 1만 권은 인천메트로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비치되고 있다. 우리의 고맙다는 인사말이 식기도 전에 출판계약을 마친 그는 바쁘게 미국으로 되돌아갔다.
남에게 그것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아무 조건 없이 기부를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내 코가 석자’라고, 경제가 어렵다고,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고 미루어 왔다면 아마 벼락부자가 되지 않는 이상 평생 그 어떤 기부도 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연예인 문근영 씨나 가수 김장훈 씨의 조건 없는 기부 뉴스는 많은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나의 모교 인천여고의 대선배 홍성숙(86)할머니는 올해 현금 1억3천300만 원을 모교의 후배양성을 위해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할머니는 지난해에도 자신의 경기도 화성시 토지(시가 3억6천만 원 상당)를 모교에 기부했는데 평생 독신으로 살아 온 할머니는 몸에 밴 근검과 절약으로 지난해 겨울만 해도 허름한 집에서 연탄난로를 때면서 겨울을 나신 분이라고 한다. 할머니의 거액 기부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이 앞으로 학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게 됐다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감사했던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수십억에서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기부를 하는 갑부들이 수두룩한데 반해 우리 사회는 삯바느질이나 힘든 장사로 평생 돈을 모은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기부나 시민들의 자발적인 봉사단체가 우리 사회를 밝히는 길라잡이가 되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배려는 검소한 수준을 넘어 인색하지만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기부는 신뢰와 함께 우리 사회를 튼튼하게 받쳐주는 중요한 사회적 자본이다. 기부자들이 느끼는 가치의 저변에는 공통적으로 이웃에 대한 배려와 상생이 존재한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기부문화정착을 위해서는 성숙한 시민의식도 함께 필요하다.
고국에 대한 사랑과 정성을 책에 담아 기부를 실천하고 있는 김동평 씨의 책 표지마다 인천메트로는 ‘김동평님이 기증하신 책입니다. 다 읽으신 후 제자리에 놓아 주십시오.’라는 스티커를 붙였다. 독서의 계절, 이 가을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책 읽는 즐거움을 함께 하고 기부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하기 위함이다.

2009년 11월 02일 (월) 14:24:30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오늘도 인천메트로 전동차를 타고 책 100여 권을 비치했다. 올 여름 기증받은 수필집 겸 시집 1만 권을 인천메트로 이용객들을 위해 직원들이 일일이 비치하는 것이다. 전동차 내부에 책을 비치할 때마다 고객들이 가져가도 되느냐, 지금 읽어봐도 되느냐며 관심을 보이면 기분이 좋다.
작은 책 한 권으로 인천메트로 이용객들이 잠시 무료한 시간에서 벗어나 독서에 빠지고 또 책이 좋다고 가져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 또한 기부자의 뜻일 것이고 우리 직원들의 바람 아닌가. 대중교통수단 지하철 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책을 돌려가며 읽고, 즐거움과 교양을 영위할 수 있는 활력소라 믿기 때문이다.
책 1만 권은 돈으로 계산하면 수천만 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그 부피는 작은 트럭 두 대분이었으며 무게 또한 만만찮았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양의 조건 없는 기부를 받은 것은 내 생애 처음이었다. 더욱이 책을 기부한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서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는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이었기에 그의 기부의지는 더 큰 고마움이었다.
올해 나이 67세인 재미동포 김동평 씨는 평소 나와 알고 지내던 철도동호회장과 함께 우리 공사를 찾아와 책을 기증할 뜻을 밝혔다. 그는 정치인도, 종교인도 아닌 평범한 삶을 살아온 사람으로 미국에서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면서 점차 한국의 동양화에 매력을 느껴 동양화가가 됐고 또한 아름다운 자연이 조금씩 파괴돼 가는 것을 기록하다가 시인 겸 수필가가 됐다.
그는 “재물로 사회에 기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몸과 마음을 다해 기부하는 사람이 있고, 또 음식으로 기부하는 사람 등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나는 모든 재산을 내 마음을 담은 책으로 만들어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가 이번에 한국에 와서 계약한 출판부수는 5만 권. 그 중 4만 권은 철도공사로, 나머지 1만 권은 인천메트로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비치되고 있다. 우리의 고맙다는 인사말이 식기도 전에 출판계약을 마친 그는 바쁘게 미국으로 되돌아갔다.
남에게 그것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아무 조건 없이 기부를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내 코가 석자’라고, 경제가 어렵다고,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고 미루어 왔다면 아마 벼락부자가 되지 않는 이상 평생 그 어떤 기부도 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연예인 문근영 씨나 가수 김장훈 씨의 조건 없는 기부 뉴스는 많은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나의 모교 인천여고의 대선배 홍성숙(86)할머니는 올해 현금 1억3천300만 원을 모교의 후배양성을 위해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할머니는 지난해에도 자신의 경기도 화성시 토지(시가 3억6천만 원 상당)를 모교에 기부했는데 평생 독신으로 살아 온 할머니는 몸에 밴 근검과 절약으로 지난해 겨울만 해도 허름한 집에서 연탄난로를 때면서 겨울을 나신 분이라고 한다. 할머니의 거액 기부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이 앞으로 학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게 됐다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감사했던가.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수십억에서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기부를 하는 갑부들이 수두룩한데 반해 우리 사회는 삯바느질이나 힘든 장사로 평생 돈을 모은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기부나 시민들의 자발적인 봉사단체가 우리 사회를 밝히는 길라잡이가 되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배려는 검소한 수준을 넘어 인색하지만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기부는 신뢰와 함께 우리 사회를 튼튼하게 받쳐주는 중요한 사회적 자본이다. 기부자들이 느끼는 가치의 저변에는 공통적으로 이웃에 대한 배려와 상생이 존재한다. 따라서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기부문화정착을 위해서는 성숙한 시민의식도 함께 필요하다.
고국에 대한 사랑과 정성을 책에 담아 기부를 실천하고 있는 김동평 씨의 책 표지마다 인천메트로는 ‘김동평님이 기증하신 책입니다. 다 읽으신 후 제자리에 놓아 주십시오.’라는 스티커를 붙였다. 독서의 계절, 이 가을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책 읽는 즐거움을 함께 하고 기부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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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11/05 11:47 | 지하철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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